
차를 덜 타는 것만으로 최대 10만 원을 받을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기름값은 오르고, 아이 등하원에 장보기까지 일상에서 차를 쓸 일이 끊이지 않는데, 그 와중에 '주행거리를 줄이면 인센티브를 준다'는 말이 너무 좋게만 들려서 오히려 의심부터 들었거든요. 그래서 직접 신청해봤습니다.
참여방법,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탄소중립포인트 자동차 제도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운영하는 제도로, 비사업용 승용·승합 차량(12인승 이하)을 대상으로 주행거리 감축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누적주행거리 적산계'란 차량 계기판에 표시되는 총 주행거리 수치를 말하는데, 이 숫자를 사진으로 찍어 제출하는 것이 이 제도의 핵심 증빙 방식입니다.
저는 2차 모집 기간에 car.cpoint.or.kr에 접속해서 회원가입을 진행했습니다. 절차가 복잡할 것 같아서 미루고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차량 번호판 사진과 계기판 사진 두 장이면 됐습니다. 가입 승인이 나면 그때부터 사업 종료 시점인 10월 말까지 주행거리를 줄이는 것이 목표가 됩니다. 제가 직접 해본 느낌으로는,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는 것에 익숙한 분이라면 10분 안에 신청이 끝납니다.
신청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본인 명의 휴대폰으로만 회원가입 가능하며, 대리 등록은 불가합니다.
- 차량 등록원부상 사용본거지 기준으로 지역이 결정되므로, 서울시 등록 차량은 참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전기·수소·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도 참여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1인 1대, 본인 소유 차량만 신청 가능합니다.
- 참여 기간 중 차량 명의가 변경되거나 폐차·매각 시 인센티브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모집은 매년 2~3월과 2차로 나뉘어 진행되며, 지역별 선착순으로 마감됩니다. 1차 모집이 일찍 마감되는 지역도 있어서, 미리 공고를 확인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4월 8일 기준으로 2026년도 참여자 모집 마감 지역 입니다.
1) 경남 - 거제시, 거창군, 사천시, 진주시
2) 경북 - 구미시, 영양군, 의성군
3) 인천 - 동구, 서구, 연수구
4) 경기 - 고양시, 동두천시, 안성시, 안양시, 양주시, 여주시, 연천군, 오산시, 평택시
5) 전남 - 보성군, 화순군
6) 전북 - 군산시, 남원시, 무주군, 전주시, 진안군
7) 강원 - 정선군, 홍천군, 횡성군
8) 충남 - 홍성군
9) 충북 - 음성군, 진천군
※ 참여 제외 대상
1) 친환경 차량(전기, 수소, 하이브리드)
2) 서울시 등록 차량(서울시 에코마일리지 제도 별도 운영중)
3) 법인, 단체, 사업용 차량
인센티브 지급기준, 얼마나 줄여야 할까
가장 관심 가는 부분이 바로 인센티브 산정 기준일 겁니다. 이 제도에서 핵심이 되는 개념이 '기준 주행거리'와 '확인 주행거리'입니다. 기준 주행거리란 해당 차량이 과거 평균적으로 달려온 패턴을 바탕으로 산출한 예상 주행거리로, 참여 신청 시점의 누적 주행거리를 최초 등록일로 나눠 일평균을 구한 뒤 참여 기간에 곱해 계산합니다. 확인 주행거리는 사업 종료 시점에 실제로 측정한 주행거리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원래 이만큼 달렸을 텐데, 실제로는 이만큼만 달렸다"는 차이가 감축 실적이 되는 구조입니다. 인센티브는 감축률(%)과 감축량(km) 중 유리한 쪽으로 적용되며, 최소 0초과~10% 미만 감축 시 2만 원, 40% 이상 또는 4,000km 이상 감축 시 최대 10만 원이 지급됩니다. 인센티브는 매년 12월에 본인 명의 계좌로 지급됩니다(출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탄소중립포인트).
제가 처음 이 기준을 봤을 때 "현실적으로 30~40% 감축이 가능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아이 등하원, 병원, 마트 이동처럼 어쩔 수 없이 차를 써야 하는 상황이 많다 보면, 큰 폭의 감축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감축량 기준도 함께 적용되기 때문에, 절대적인 주행거리를 줄여도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봅니다.
주행거리감축, 직접 실천해보니 달라진 점
신청 전에는 "그냥 평소처럼 살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청하고 나서는 뭔가 달라졌습니다. 차 키를 집으면서 '이 거리, 걸어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생기는 겁니다. 저는 아이와 가까운 놀이터나 마트에 갈 때 차 대신 걷기 시작했는데, 이게 단순히 주행거리만 줄어드는 게 아니었습니다. 아이와 손잡고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화가 생기고,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솔직히 모든 이동을 줄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비 오는 날이나 아이 병원 방문처럼 결국 차를 써야 하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 사이에서 제가 실제로 주행거리를 줄이면서 효과 있었던 방법은 3가지였습니다.
1. 1km 이내 이동은 무조건 도보
2. 장보기는 주 1회로 몰아서 하기
3. 아이 등하원 동선 최적화
이 세 가지만 바꿔도 체감상 주행거리가 확 줄었습니다.
이 제도에서 '친환경운전'이라는 개념도 함께 강조됩니다. 친환경운전이란 급출발·급가속·공회전을 줄이고 경제 속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연료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동시에 줄이는 운전 습관을 말합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경제속도(시속 60~80km) 유지와 급가속 자제만으로도 연료 소비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출처: 한국교통안전공단).
이 제도를 잘 활용하려면 주행거리 감축과 친환경운전을 동시에 의식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어차피 차를 타야 한다면, 타는 방식에서라도 변화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체감변화와 온실가스감축, 제도의 한계와 가능성 사이
이 제도가 좋은 취지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현실과 얼마나 맞닿아 있느냐"를 두고는 시각이 갈립니다.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도심에서는 차를 줄이는 게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읍면 지역이나 교통 소외 지역에서는 차 없이는 기본 생활 자체가 어렵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사실상 참여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라는 점을 제도가 좀 더 고려했으면 합니다.
또 지역별 모집 대수 제한(전국 90,000대, 서울 제외)으로 인해 참여하고 싶어도 선착순 마감으로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환경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NDC란 각 국가가 자체적으로 설정하는 온실가스 감축 기여 목표를 의미합니다. 목표를 넓히려면 참여 대상과 모집 규모를 함께 확대해야 하는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듭니다.
그렇다고 이 제도를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제가 직접 신청해서 느낀 것은, 제도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행동 변화를 끌어낸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작은 인센티브라도 '기록이 남는다'는 사실이 의식을 바꾸고, 그 변화가 쌓이면 실제 감축 실적으로 이어집니다.
아직 인센티브를 손에 쥐기 전이라 최종 결과는 모르지만, 저는 이 제도를 '10만 원짜리 환경 챌린지'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환경 보호와 소소한 보상이 동시에 따라오는 경험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습니다. 아직 신청 전이라면 2차 모집 일정을 미리 확인해두고, 공고가 열리는 날 바로 접속해보시길 권합니다. 모집 기간은 정해져 있고, 선착순 마감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이 제도는 이런 분들에게 특히 추천합니다.
- 평소 주행거리가 많은 분
- 대중교통 대체가 가능한 환경
- 생활 동선을 조정할 수 있는 경우
반대로 차량 의존도가 높은 경우에는 감축률 달성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가 신청 후 실제 참여를 해보니까 아직 사업이 진행 중이라 최종 감축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체감되는 변화는 분명 있습니다. 예를들면 예전에는 특별한 고민 없이 차를 이용했다면, 지금은 이동할 때마다 한 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실제로 가까운 거리 이동을 줄이면서 평소보다 차량 이용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다만 날씨나 일정에 따라 다시 차를 쓰게 되는 경우도 있어서, 주행거리 감축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는 점도 함께 느끼고 있습니다.
참고: https://car.cpoint.or.kr/com/main/user/index.do
https://www.kots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