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에 사는 조카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확실히 집 밖에 나가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주말마다 친구들 만나러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중고등학교만 가도 교통비가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경기도에 사는 제 친구한테 이런 얘기를 했더니, 자기는 경기도에서 분기별로 교통비를 지원받고 있다는 거예요. 처음엔 "그런 게 있어?" 싶었는데, 알고 보니 꽤 실용적인 제도더라고요. 저도 나중을 대비해서 제대로 알아봤습니다.
지원대상,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가 생긴 이유
경기도 어린이·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청소년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작된 제도입니다. 여기서 이동권이란 누구나 차별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돈이 없어서 학교나 학원 가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서는 안 된다는 거죠.
실제로 제 친구 아이는 학원을 두 군데 다니는데, 한 달 교통비만 해도 8만 원 정도 나간다고 하더군요. 버스 기본요금이 1,500원이라고 하면 왕복으로 3,000원, 일주일에 다섯 번만 다녀도 6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여기에 주말에 친구들 만나러 가는 비용까지 더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꽤 큰 부담이에요.
경기도는 만 6세부터 만 18세까지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출처: 경기도 공식 사이트). 주민등록이 경기도에 있으면 되고, 외국인이나 재외동포 자녀도 국내 거소 신고만 되어 있으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이 좀 의외였어요. 보통 이런 복지 제도는 내국인만 해당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경기도는 실제로 경기도에 살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청소년이라면 국적 상관없이 지원해주더라고요.
신청방법과 실제 받을 수 있는 지원금액
신청은 온라인으로만 가능합니다. '어린이청소년교통비' 사이트에 들어가서 신규 회원가입을 하고, 거주지 검증을 받은 뒤 교통카드와 지역화폐를 등록하면 끝입니다. 거주지 검증할 때는 본인이나 보호자의 공동인증서가 필요한데, 요즘은 간편인증서로도 되니까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지원 금액은 분기별 최대 6만 원, 연간 최대 24만 원입니다. 여기서 분기란 1년을 3개월씩 네 구간으로 나눈 것을 의미합니다.
1~3월이 1분기 (4월 말 지급 예정)
4~6월이 2분기 (7월 말 지급 예정)
7~9월이 3분기 (10월 말 지급 예정)
10~12월이 4분기 (차년 1월 말에 지급 예정)
실사용 금액의 100%를 돌려받는 방식이라서, 분기 동안 5만 원을 썼으면 5만 원을, 7만 원을 썼으면 한도인 6만 원을 받습니다. 제 친구 아이는 작년 3분기에 가입했는데, 그 분기부터 바로 지원을 받았다고 해요. 신청한 분기부터 혜택이 시작되니까 굳이 1월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는 거죠. 다만 매년 1분기마다 거주지를 다시 인증해야 하는데, 이것도 사이트에서 클릭 몇 번이면 끝납니다.
지원 대상 교통수단은 수도권 대중교통 전부입니다.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광역버스와 시내버스 (승·하차 태깅 기준)
- 지하철과 경전철 (1~9호선 포함)
- GTX와 신분당선
- 공유자전거 (똑타 앱 결제 건에 한함)
공항버스나 시외버스, 택시는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반드시 본인 명의 교통카드로 태깅한 실적만 인정된다는 거예요. 부모님 카드 빌려 쓰거나 현금으로 낸 건 해당 안 됩니다. 저도 처음에 "그럼 부모 카드로 찍은 건 어떡하지?" 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아이 명의 교통카드를 따로 만들어야 합니다.
지역화폐로 받는 교통비 환급 방식
지원금은 현금이 아니라 지역화폐로 지급됩니다. 지역화폐란 특정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제도입니다. 경기도는 31개 시·군마다 각자의 지역화폐를 운영하고 있어요. 성남은 '성남사랑상품권', 수원은 '수원페이' 이런 식이죠.
등록할 때 본인이 거주하는 시·군의 지역화폐를 선택하면 되는데, 만약 아이가 직접 지역화폐를 발급받을 수 없는 나이라면 보호자 명의로도 등록 가능합니다. 제 친구는 중학생 아들 명의로 지역화폐를 만들 수 없어서 본인 명의로 등록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교통카드는 반드시 아이 명의여야 한다는 점, 이건 꼭 기억하세요.
정산은 분기가 끝나고 다음 달 말에 이뤄집니다. 1분기는 4월 말에, 2분기는 7월 말에, 3분기는 10월 말에, 4분기는 다음 해 1월 말에 들어옵니다. 제 친구는 "생각보다 빨리 들어온다"고 하더라고요. 분기 끝나고 한 달 정도면 받으니까, 다음 분기 교통비로 바로 쓸 수 있어서 괜찮다고 했습니다.
주의할 점은, 중복 지원이 안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화성시 무상교통이나 광명시 청소년 대중교통비 지원 같은 다른 교통비 사업을 받고 있다면, 경기도 어린이·청소년 교통비는 신청해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부분은 신청 전에 본인이 사는 지역에서 별도로 운영하는 교통비 지원 제도가 있는지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출처: 경기도 청소년 교통비 지원 공식 안내).
솔직히 저는 처음엔 "분기별 6만 원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실제로 계산해보니 꽤 의미 있는 금액이더라고요. 한 달로 환산하면 2만 원인데, 아이들이 학원 왕복으로 일주일에 세 번만 다녀도 거의 이 정도 나오거든요. 게다가 지역화폐로 받으니까 동네 가게에서 쓸 수 있어서, 부모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예요. 저도 나중에 아이가 크면 꼭 신청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경기도에 사는 청소년이 있는 가정이라면, 이 제도를 꼭 활용해보시길 권합니다. 신청도 어렵지 않고, 연간 24만 원이면 부모 부담도 줄고 아이도 더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니까요. 특히 학원이나 동아리 활동으로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학생이라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겁니다. 앞으로도 이런 제도가 더 많은 지역으로 확대되면 좋겠습니다.